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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생테스테프

by jay_somm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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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테스테프

자갈 토양은 오-메독의 상징으로 오-메독 와인의 개성과 품질을 결정짓는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숲의 보호로 막으면서 지롱드강을 따라 이어지다가, 생테스테프에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생테스테프는 메독의 핵심지역인 4개의 유명 코뮌 중 가장 북쪽에 있는데, 마을은 인적이 끊긴 것처럼 느껴진다. 메독 지방으로 작은 개울을 뜻하는 잘이 생테스테프와 포이약을 가른다. 이 개울은 포이약에 있는 샤토 라피트로 실드의 포도밭과, 생테스테프에 있는 등급 샤토 5곳 중 3곳인 샤토 코스 데스투르넬, 샤토 코스 라보리, 샤토 라퐁-로셰의 포도밭에서 배수된 물이 모이는 곳이다. 생테스테프와 그보다 남쪽인 포이약의 토양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지롱드강에서 쓸려 내려오는 자갈은 줄고, 석회암이 드러나 있지만 점토가 늘어난다. 이것은 토양이 더 무겁고 배수가 느려진다는 뜻이고, 그래서 이곳의 포도나무는 특히 덥고 건조한 여름을 잘 견딘다. 그 예로 유난히 더웠던 2003년과 2010년 빈티지는 물이 잘 빠지는 자갈 토양인 남쪽 와인보다 더 좋았다. 날씨가 그다지 나쁘지 않은 해에도 생테스테프 와인은 산미가 더 강하고 바디가 풍부하며 뼈대가 단단한 편이다. 때로 향이 덜한 경우도 있지만, 입안 가득 풍미가 느껴진다. 생테스테프 와인은 전통적으로 견고하고, 시간이 지나면 힘을 잃지 않으면서 현명해진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 와인메이커들은 더 강하고 대담한 스타일을 시험하다가, 지금은 생테스테프 특유의 상쾌하고 돌냄새가 특징인 와인을 강조하고 있다.

강하고, 진하고, 생명력이 길다

포이약과의 경계선에서 시작되는 오르막 꼭대기에서 샤토 라피트의 목초지를 내려다보는 코스 데스투르넬은 등급 샤토 중 가장 화려하다. 중국의 탑을 닮은 이국적인 건물에는 이제 최첨단 하이테크 와이너리 시설과, 아시아의 화려한 호텔 로비가 연상되는 테이스팅룸이 있다. 코스 데스투르넬은 샤토 몽로즈와 더불어 생테스테프에서 가장 강하고 진한 색의 장기숙성용 와인을 만든다. 보르도에서는 대부분 '코스'로 불리는 코스 데스투르넬의 특별한 힘과 입안에 풍부한 과즙은 무엇보다도 와인메이커 의지의 산물이다. 지롱드강이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자갈 언덕에 자리 잡은 샤토 몽로즈는 더 남쪽인 포이약의 라투르를 미리 만나는 느낌이다. 강렬하고 타닌이 강하며 풍미가 깊은 점이 비슷하다. 전형적인 몽로즈는 숙성에 20년이 걸리지만, 2006년 소유주와 경영진이 바뀌고 샤토의 지속적 발전과 포도밭 확장을 추구하면서 더 빨리 마실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몽로즈의 포도밭은 메독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나의 블록으로 되어 있다. 코스 데스투르넬 근처의 등급 샤토 2곳 중 샤토 코스 라보리는 꽤 어릴 때부터 풍부한 과일향을 자랑한다. 라퐁-로셰는 20세기에 많은 메독 샤토들이 리모델링할 때 선두에 섰으며, 매력적이고 믿을 만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 2013년 양조장을 리디자인할 때 콘크리트 발효조로 되돌아갔다. 생테스테프 북쪽의 칼롱 세귀르는 메독의 등급 샤토 중 최북단에 위치한다. 다른 생테스테프 와인처럼 단단하며, 21세기 들어서는 순수성, 농도, 피네스가 더해졌다. 약 250년 전 세귀르 후작은 라피트와 라투르를 소유했지만 자신의 마음은 언제나 칼롱에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생테스테프는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크뤼 부르주아가 유명하다. 샤토 펠랑 세귀르와 샤토 드 페즈는 아주 훌륭한 와인을 만든다. 현재 샤토 드 페즈는 포이약의 피숑-랄랑드와 함께 루이 로드레의 소유로, 매우 흥미로운 역사를 갖고 있다. 17세기에 샤토 오-브리옹의 퐁탁가문 소유일 때 샤토 드 페즈는 '퐁탁'이라는 이름으로 런던에 수출되었는데, 아마도 메독의 등급 샤토 중 최초일 것이다. 이웃인 샤토 레 조름 드 페즈는 작은 샤토 호텔을 겸하는데, 포이약의 샤토 랭슈-바주의 유능한 경영진이 운영하고 있다. 남동쪽으로 몽로즈와 코스 데스투르넬 사이의 샤토 오-마르뷔제는 매력 넘치고 오크향이 풍부한 와인으로 유명하다. 샤토 메네는 메독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수도원 소유의 샤토로, 샤토 몽로즈처럼 지롱드강이 내려다보인다. 더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많은 샤토다. 샤토 보-시트, 르 보스크, 캅베른, 샹베르-마르뷔제와 투르 드 마르뷔제, 클로제, 르 크로크, 라 에유, 릴리앙 라두이, 프티 보크, 세리앙, 트롱쿠아-랄랑드, 모두 생테스테프 와인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녔으며, 등급 와인보다 훨씬 빨리 마실 수 있다. 보통 5~8년 숙성 후 마시는 것이 좋다. 생테스테프 북쪽은 자갈 토양이 점차 줄어들면서 강하구의 실트가 쌓인 평지 ' 팔뤼스'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품질 좋은 와인이 생산되지 않는다. 거기서 북쪽의 생쇠랭-드-카두른이라는 작은 마을에는 주목할 만한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들이 모여있다. 부드러운 메를로가 주요 품종인 샤토 쿠프랑, 타닌이 강한 샤토 베르디냥, 때에 따라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샤토 벨 오름 트롱쿠아 드 랄랑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샤토는 강 가까이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샤토 소시앙도-말레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1등급 와인을 이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소유주는 크뤼 부르주아 등급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다. 쇙스랭 북쪽이 오-메독의 끝이다. 이곳 너머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간단하게 메독 AOC가 된다. 생테스테프 서쪽, 강가에 멀리 떨어진 시삭과 베르퇴유는 숲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자갈이 적고 무거운 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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